환자세상

엔허투·타그리소 그리고…국민청원 성원 채우는 치료제들

뉴스더보이스 2023. 2. 28. 07:48
  •  문윤희 기자/ 승인 2023.02.28 06:40

'환자·가족' 항암제 청원 지속 제기…치료제 접근성 요원 '호소'
비라토비·엔코라페닙 급여 상정 청원도

"돈과의 싸움이 아닌 치료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항암제 급여 진입을 위한 환자와 환자가족들의 호소가 국민청원동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초 진행된 유방암치료제 엔허투(성분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와 폐암치료제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가 5만 명의 성원을 채우며 급여를 향한 첫 발을 떼 그 향방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국민동의청원에서 보건의료분야 중 5만 명의 성원을 채운 청원은 두 약제 밖에 없다.

관련해 엔허투는 지난 1월 30일과 지난해 8월 제기된 청원이 성원을 채워 위원회 심의로 넘어간 상태이며 타그리소는 이달 초 시작한 청원이 5만 명의 성원을 채우며 조기 완료됐다.

성원이 완료된 이후에도 관련 약제의 청원은 지속되고 있다. 엔허투의 경우 국내에서 적응증을 확보하지 못한 저발현 유방암에 대한 적응증 확대에 관련 청원이 지난 14일 올라왔다. 현재 해당 청원은 게시 13일 동안 7230명의 동의를 얻어 14%의 성원율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대장암 표적치료제인 비라토비와 엔코라페닙에 대한 급여 촉구 성원도 지난 14일부터 시작됐다. 해당 청원은 4956명의 동의를 얻어 27일 현재 9%대 성원율을 나타내고 있다.

파킨슨치료제 마도파의 공급 중단과 관련한 청원도 올라와 있다. 청원은 로슈의 의약품 공급 중단에 따라 오리지널을 복용하지 못한 환자들이 제네릭 처방을 받으며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14만 파킨슨병 환우를 위해 기존 오리지널 약제의 재공급에 관한 청원'을 올린 게시자는 "오리지널 약제의 한국시장 철수 후 약을 복용하던 환자들은 복제약을 복용하게 됐고 부작용으로 이중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정부의 건보재정 절감 시도 및 무리한 약가 인하정책으로 발생한 정부 부처와 제약사 간의 의견 대립은 제일 약자의 위치에 놓인 아프고 힘없는 ‘환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고 있다"고 게시 배경을 밝혔다.

그는 "마도파를 복용하던 환자들은 마도파의 국내 시장 철수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도 모른 채, 선택의 여지도 없이 복제약 ‘명도파’ 또는 '퍼킨'을 처방받았다"면서 "환우와 환우 가족이 활발하게 소통하는 공간에서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들이 지속 게재되고 있다"고 전했다.

게시자에 따르면 현재 부작용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한 병에 50만 원에 달하는 마도파 구매를 위해 해외 구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환자의 호소 "집을 팔고, 자식 결혼까지 미루고…"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보건의료분야 청원들. 올해 진행된 청원 중 5만명이 동참해 성원을 채운 청원은 타그리소와 엔허투 뿐이다. 

이처럼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환자들과 환자 가족들이 꾸준하게 치료제 접근성을 제기하는 데에는 높아진 미디어의 관심과 이슈제기에 따른 영향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원에 글을 올린 한 게시자는 뉴스더보이스와의 통화에서 "환자입장에서는 정말 절박하다"면서 "약이 있는데도 비싸서 쓰지 못하니 절망스럽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무엇보다 다른 나라에서는 급여된 약이 우리나라에만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제발 환자들의 목숨이 걸린 약제는 보험이 될 수 있게 해달라. 언론이 많이 알려줘서 환자들에게 약이 투여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른 환자는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분이 약을 먹기 위해 집을 팔고 자식 결혼까지 미뤘다고 절망하는 모습도 본다"면서 "재발 후 나는 1년 약값으로 7000~8000만원을 썼지만 앞으로 계속 이런 비용을 쓸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답답해했다.

그는 "이번 청원이 성원이 되서 환자커뮤니티에서는 기뻐하고 있지만 급여라는 결실로 이어질 지는 의문"이라면서 "환자들은 하루하루를 죽음과 다투고 있다. 제발 생명과 직결된 약제는 보험급여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의견을 전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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