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 소청과 전문병원 늘어날까 "당근책 없이 요원"
- 이창진 기자/ 승인 2023.07.04 06:47
복지부, 오는 17일까지 신청서 접수…"허술한 제도 개선책 시급"
내년도 전문병원 지정 명단에 소아청소년과 병원 수가 늘어날까.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제5기 1차년도(24~26년) 전문병원 지정계획을 통해 오는 17일까지 지정신청서 제출을 공지했다.
전문병원 제도는 대형병원 환자 쏠림을 완화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2011년 도입됐다.
질환(12개)과 진료과목(7개)을 대상으로 총 19개 분야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2022년 1월부터 12월말까지 진료분 평가해 전문병원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전문병원 질환별 현황은 관절 21개소. 뇌혈관 4개소, 대장항문 5개소, 수지접합 5개소, 심장 1개소, 알코올 9개소, 유방 1개소, 척추 18개소, 회상 5개소, 주산기 1개소 및 한방중풍 1개소, 한방척추 10개소 등이다.
진료과별 산부인과 11개소, 소아청소년과 2개소, 안과 11개소, 외과 3개소, 이비인후과 2개소 등 110곳을 지정했다.
전문병원 심사기준은 엄격하다.
질환별, 진료과목별 환자의 구성비율과 진료량, 필수 진료과목, 의료인력, 병상/시설 및 기구, 의료 질, 의료서비스 수준 등 평가한다.
이중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은 우리아이들병원(구로와 성북) 2개소에 불과하다.
소아진료 정책과 제도의 개선방안에 목소리를 내는 대한아동병원협회(회장 박양동) 회원병원이 100여개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전문병원 지정 수는 미비한 실정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다수 포진된 아동병원들은 왜 전문병원 제도를 외면할까.
전문병원 지정을 위한 높은 문턱과 낮은 수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세 이하 환자의 구성 비율이 68% 이상, 연 환자 수 2061명,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최소 6명 이상, 최소 60 병상 이상 및 병원 인증 등은 전문병원 신청 기본요건이다.
그나마 의료인력 구성은 일부 완화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급 어려움을 감안해 특별시와 광역시, 수원시, 성남시. 부천시, 고양시 및 용인시 등을 제외한 지역은 전문의 3~4인도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병원 관리료와 전문병원 의료질평가지원금은 다른 질환 및 진료과목과 동일 적용하고 있다.
성인과 비교해 소아 진료 시 의료인력과 시간이 최소 2~3배 이상 소요되는 점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아동병원협회 박양동 회장은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지정에 대한 일부 회원병원의 관심은 있으나 정작 신청할지 의문"이라면서 "병원 인증과 지정기준, 낮은 수가 등 높은 문턱에 대한 회의감이 크다"고 말했다.
제5기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역시 우리아이들병원 2개소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아이들병원 정성관 이사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비수도권 지역의 의사인력을 일부 완화했지만 실제 필요한 당근책은 없다"며 "야간당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전문의 3~4명 운영은 의료진과 환자에게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병원 노력과 함께 정부에서 정책과 수가 개선을 병행해야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병원 외에도 의료급여 환자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알코올 전문병원의 의료질평가지원금(건강보험 환자 대상) 소외 등 제도의 허점이 전문병원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시각이다.
복지부는 오는 17일 오후 6시까지 도착한 자정신청서를 바탕으로 서류심사와 현장조사 등을 거쳐 올해 12월말 제5기 전문병원 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5기 전문병원이 되면 2024년 1월부터 2026년 12월말까지 3년간 지정기간이 유효하다.
불모지 소청과 전문병원 늘어날까 "당근책 없이 요원" - 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newsthevoi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