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세상

인수합병 갈망하는 의료법인…복지부 "풀기 쉽지 않은 문제"

뉴스더보이스 2024. 1. 12. 07:47
  •  이창진 기자/ 승인 2024.01.12 07:16

의료법인연합회, 국회 토론회 개최 "경영한계 직면, 파산해야 가능"
찬반 논란 무한 반복 "Why에서 How로 바꿔야, 의료법 개정 시급"

의료법인 최대 현안인 인수합병 문제가 윤정부에서도 답보 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인수합병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제도화에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대한의료법인연합회(회장 류은경)는 1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3세미나실에서 '한계 의료법인 합리적 퇴출구조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의료법인연합회는 11일 여야 공동주최로 의료법인 퇴출구조 마련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과 고영인 의원 그리고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는 전국 의료법인 임직원 150여명이 참석했다.

의료법인으로 설립된 의료기관은 현재 인수합병(M&A)를 할 수 없다.

의료법 제51조 2항(임원 선임 관련 금품 등 수수의 금지)은 '누구든지 의료법인의 임원 선임과 관련하여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주고받거나 주고받을 것을 약속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부실 의료법인이다.

2019년 현재 의료법인은 요양병원 635개, 병원 314개, 의원 143개, 종합병원 125개, 한방 병의원 64개, 치과 병의원 33개, 상급종합병원 2개 등 총 1316개소이다.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의료법인 병원 순이익률은 2008년 1.0%, 2009년 1.4%, 2010년 0.2%, 2011년 0.9%, 2012년 -0.1% 등으로 경영적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의료법인연합회 류은경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해산이 가능한 다른 비영리법인과 달리 파산절차 외에는 해산 방법이 없는 현 의료법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의료질 저하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인수합병 제도화 당위성을 피력했다.

패널토의에서 의료법인 현실이 집중 제기됐다.

■의료법인 1300여개, 요양병원 최다…순이익률 1%대에서 마이너스로 '급감'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부이사장(의료법인연합회 재무위원장)은 "부실 의료법인 인수합병 논의가 20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2019년 복지부 업무보고에 인수합병 내용이 포함되어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논의 쟁점이 같다. 진전이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찬반 이분법적 사고로 국한되어 있다"며 "찬성 측은 파산될 때까지 경영해야 하냐고, 반대 측은 의료민영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박종용 사무관은 인수합병 제도화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구자성 부이사장은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지금까지 'WHY'(왜)에서 이제 'HOW'(어떻게)로 가야 한다. 적용 가능하고,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의료법인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상요 세종의학정책연구소장은 의료법인 인수합병에 공감하면서도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인수합병 우려를 감안해 법인체 연합도 생각해봐야 한다. 근본적 병원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의료법인 인수합병 관건은 복지부이다. 하지만 담당부서는 미온적 입장으로 일관했다.

의료기관정책과 박종용 사무관은 "많이 듣고 배워가겠다는 자세로 왔다. 의료법인 인수합병은 보건의료 체계와 관련된 문제로 풀기가 간단하지 않다"고 전했다.

박종용 사무관은 "인수합병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관련 법안은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사무장병원 방지 차원에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짧게 답했다.

인수합병 갈망하는 의료법인…복지부 "풀기 쉽지 않은 문제" - 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newsthevoi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