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뒤늦게 잠정승인?"...제약사에 고소당한 복지부·FDA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2.07.28 06:08
법이 정한 승인일정 지연 후 돌연 잠정승인 통보를 받은 제약사가 미국 복지부와 FDA를 상대로 법정 소송을 제기했다.

아일랜드 소재 아바델(AVADEL) CNS 제약은 지난 21일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복지부 장관과 FDA 국장을 피고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법원은 25일 아밋 메타 판사에게 사건을 배당, 본격적인 법정다툼을 펼치게 됐다.
아바델이 제기한 소송은 법이 정한 기한을 넘긴 승인지연에도 불구 상업화가 제한된 FDA의 '잠정승인'한 결정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게됐다며 FDA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과 재심을 통한 조속한 승인을 촉구하기 위한 행정소송이다.
문제가 된 품목은 지난 18일 FDA로 부터 잠정승인(Tentative Approval)된 기면증치료제 '룸라이즈'(LUMRYZ/옥시베이트 나트륨)이다.
투약방법의 개선을 통한 개량신약 경로로 잠정승인됐다. 기존 약물은 야간시간대에 2회 경구복용하는 반면 룸라이즈는 1회 투약으로 자다 일어나서 다시 복용하는 불편을 개선했다.

옥시베이트 오리지널 품목은 2002년 7월 17일 FDA 승인된 째즈파마의 자이렙이다. 째즈는 부작용의 원인인 나트륨을 줄인 자이웨브(Xywav)로 2020년 7월 FDA 승인을 받아, 자이렙의 특허 만료에 대응책을 마련했다.
참고로 제네릭은 특허문제로 암닐과 OHM, 히크마 등 3개사가 2017년, 스펙GX사가 2020년 잠정승인을 받은 상태로 출시가 되지는 않았다. 결과적으로 자이렙은 승인일기준 20년이 넘는 독점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배경 설명을 뒤로 하고 복지부와 FDA가 고소를 당한 이유를 간단히 살피면 아바델은 '룸라이즈'에 대한 개량신약(505(b)(2)경로) 승인신청을 2020년 진행, 2021년 10월 승인목표예정일을 받았다.
특허를 이유로 잠정승인도 없이 승인이 지연됐다. 이에 아바델은 째즈파마를 상대로 지난 4월 15일 문제가 된 단 하나의 특허(No. 8,731,963)에 대한 무효소송(1:22-cv-00487)을 제기, 6월 효력정지 결정을 받았다.
이에따라 FDA는 7월 22일을 기한으로 지연해왔던 승인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했으나 돌연 18일 정식승인이 아닌 '잠정승인'을 통보했다. 당초 승인목표예정일이 9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뒤늦은 결정이다.
그 이유는 조용하던 째즈파마가 아바델을 상태로 7월 15일 맞소송(1:22-cv0oo941)을 제기함에 따라 FDA가 특허분쟁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조치다.
이에 아바델이 승인목표일도 9개월이나 넘긴 상황에서 잠정승인 결정에 반발, FDA 승인 직후 3일만에 복지부와 FDA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

논란이 되는 유일한 특허의 내용만 보면 다소 허망하다. 옥시베이트는 오남용 우려의약품으로 위험완화관리계획(REMS)에 따라 인증받은 의사 처방이 이뤄지고 약국에 등록된 환자에게만 조제된다.
특허는 REMS 오남용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정보 데이터베이스 보관 관련 특허로 자이렙은 성분, 제법, 제형 등의 특허가 아닌 관리시스템 특허로 독점 권한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해당 특허권리의 기본 만료는 오는 12월, 소아관련 등 모든 특허권리는 내년 6월 17일 만료된다.
11개월도 채 남지 않은 남지않은 특허를 두고 제약사간 맞고소와 복지부와 FDA 등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복잡한 소송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옥시베이트 시장 규모다. 째즈는 지난해 자이렘 12억 6천만달러, 자이웨브 5억 4천만 달러 등 미국시장에서 18억달러(한화 약 2조 3천억)매출을 올렸다. 환자 수는 1만 6천명 정도로 약값은 환자당 한화로 약값은 1억 4천만원 정도다.
재즈 파마의 지난해 매출은 30억달러로 옥시베이트는 60%의 매출비중을 차지한다.
아바델의 룸라이즈가 개량신약으로 야간 1회 복용이라는 편의성을 무기로 하는 만큼 제네릭의 도전보다 시장의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아바델과 째즈의 필사적인 힘겨루기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특허만료 대응으로 출시한 자이웨브 또한 일부 적응증 확대에도 불구, 복용 편의성을 갖는 룸라이즈와 경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룸라이즈가 특허만료전인 내년 6월에 앞서 좀 더 일찍 출시될지 여부는 3건의 소송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당장 8월 31일 아바델이 제기한 특허무효소송관련 마크맨 청문회(Markman Hearing)가 예고돼 있다.
공교롭게도 출발지는 다르지만 아바델과 째즈는 모두 현재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다. 또 3건의 소송은 모두 델라웨어 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째즈는 특허방어 목적이 분명하지만 아바델의 경우 출시 전 노이즈마케팅일 가능성도 배재할 수는 없다. 11개월 이내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21년만에 옥세비이트 성분의 경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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