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진 기자/ 승인 2023.08.24 06:50
정부·대학·병원, 글로벌 학술지 논문 게재로 연구자 평가 관행 '비판'
국내 의학 분야 학술저널 성장을 위해 외국 저널에 의존한 학문적 사대주의를 탈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의학회 홍성태 간행이사는 최근 발간된 뉴스레터 8월호 '국내 의학 분야 학회 발생 학술지 영향력 지수 2022' 브리핑을 통해 "이제 학문적 사대주의를 벗어나도 될 때가 됐다. 글로벌 상위 학술지 논문 발표를 높게 평가하는 것만큼 국내 학술지도 인정하는 정책이 아쉽다"고 밝혔다.
홍성태 간행이사는 서울의대 교무부학장을 역임한 기생충학·열대의학교실 명예교수이다. 의학회 간행이사와 학술지 편집인을 오랜 기간 담당하면서 우리나라 의학저널 성장과 발전을 이끈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보건연구기관 등 의학자들은 매년 6월말 발표되는 학술지 영향력 지수(Journal Impact Factor, JIF)를 주목한다.
홍 간행이사에 따르면, 2022년 Web of Science(WOS) 핵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학술지 총 2만 1522종이다.
국가별 미국이 5880종으로 가장 많고, 영국 4535종, 네덜란드 1342종, 독일 1148종, 스페인 725종, 스위스 540종, 중국 444종, 이탈리아 416종, 브라질 397종, 프랑스 364종, 일본 353종 순이다. 한국은 297종이 등재돼 세계 16위를 기록했다.
올해 발표된 영향력 지수는 등재된 학술지에 2020년과 2021년 발간된 논문 중 2022년도 SCIE 또는 SSCI에 등재된 학술지 논문에 인용된 총 회수를 분자로, 2020년과 2021년 발간된 인용 가능한 논문 수를 분모로 나눈 수치이다.
홍 이사는 "여러 반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연구자의 연구력 평가에 출판 학술지 인용지수는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학술지 인용도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한국 학술지 총 297종(ESCI 포함) 중 의학분야(치학, 수의학, 간호학, 보건학, 영양학 포함) 학술지는 59종이다.
이중 대한의학회 산하 학회 발행 학술지는 50종에 달했다.
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발간하는 'Experimental and Molecular Medicine'(EMM)이 인용지수 12.8로 작년 12.178에 비해 증가하며 국내 의학 저널 중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했다.
이어 대한간학회 발행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CMH)가 8.9, 대한뇌졸중학회 'Journal of Stroke'(JOS) 8.2, 대한면역학회의 'Immune Network' 6.0, 대한당뇨병학회 'Diabetes and Metabolism' 5.9 등 인용지수 상위권에 위치했다.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는 2019년 지수 1.705, 2020년 2.153, 2021 5.354 이어 2022는 4.5로 평가됐다.
홍 이사는 "국내 의학분야 학술지의 인용지수는 전년대비 전반적으로 약간 감소했다. 이는 다른 학술지와 같이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최상위 의학 학술지는 'Lancet'으로 인용지수 168.9 기록했으며, 'NEJM' 158.5, 'JAMA' 120.7 등이다.
그는 "JKMS는 꾸준히 코로나19 논문을 내고 있으며, 올해 7월 25일 현재 모두 401편의 논문을 발간했다. 인용을 아직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외 인용을 끌어올 다른 논문 원고 발굴이 앞으로 인용지수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태 간행이사는 "국내 학술지 편집인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은 모든 연구자가 국내에서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고 논문을 발표할 때 국내 학술지는 외면하고 외국 상위권 학술지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전임교수와 진료교수 임용과 승진 그리고 정부 발주 보건의료 연구사업 연구자 선정 심사 잣대가 SCI급 해외저널 논문 등재 건수에 얽매인 게 현실이다.
홍 간행이사는 "좋은 학술지에 내고 싶은 연구자 마음이 너무 당연하지만 사실은 정부와 대학, 병원이 그렇게 연구자의 연구력을 평가하고 있어 이를 조정하고 있는 영향이 큰 것이 문제"라고 꼬집으면서 "국제 무대에서 평가받고 있는 국내 학술지도 같이 인정하는 정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학문적 사대주의 벗어나야…의학자들 해외저널 선호 안타깝다" - 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newsthevo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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