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진 기자/ 승인 2025.02.21 06:36
적정진료추진단 신설, 재정지출 효율화 추진…"담배회사와 소송 끝까지 가겠다"
"자부심과 공명심만으로 의사 공무원들이 지탱하기 어렵습니다. 정부의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의사 출신 공무원들이 지속 유입될 수 있을 것입니다."
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은 20일 출입기자 정례브리핑에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의 줄어드는 의사 공무원 현실과 대책을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뉴스더보이스]는 공직을 경험한 정기석 이사장에게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등 중앙부처 의사 공무원 수요 감소와 보건사무관 중도 사직 등을 바라보는 심정과 조언을 질의했다.
한림의대 내과 교수 출신인 정기석 이사장은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장)에 이어 공단 이사장 등 임상의사로서 드물게 보건 분야 주요 공직을 맡고 있다.
그는 "한림의대 교수 재직 시 의대생과 젊은 의사들에게 진료 외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했다. 하지만 한림의대 출신 공무원은 아직까지 찾기 힘들다. 젊은 세대는 경제적 현실과 워라벨을 우선 시 하고 있다"며 줄어든 의사 공무원 세태를 분석했다.
정 이사장은 "조건을 좋게 해야 한다. 과거 질병관리본부장 시절 역학조사관 채용을 위해 기재부와 협의해 연봉 1억원을 관철시켜 7~8명의 의사를 채용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의사 출신이 중앙부처 공무원으로 살아가면서 자부심과 공명심만으로 버티기 힘들다. 현실적인 경제 문제인 보상 외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토요일 하루 쉬고 일요일부터 담당 업무와 정책을 반복해서 지속해야 한다. 의사 공무원 확대를 위해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건강보험공단은 작년 한 해 성과를 평가하고, 새해 핵심 추진과제를 설명했다.
24년 2월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사태 장기화로 비상진료에 약 1.4조원과 수련병원 요양급여비용 1차 선지급에 약 1.5조원이 투입됐다. 이 비용은 교집합을 지닌 지출이다.
또한 건강보험료 동결에도 불구하고 1.6조원 수익 달성과 정부지원금 12조원 확보 등으로 4년 연속 건강보험 흑자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복지부와 공단의 재정지출 효율화와 안정적 재정 운영 등이 작용했다.
25년도는 필수의료 중심 보장성 강화와 안정적 재정관리, 생애 전 주기 건강관리, 건강한 노후를 위한 돌봄, 국민 중심 혁신 등 5개 핵심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의료계에서 민감한 재정지출 효율화는 적정진료 추진과 급여분석 기능 고도화, 특사경 도입 지속 추진, 방문 확인 확대, 보험자 이의신청 제도 내실화 등 의료현장에서 부담스런 내용도 담고 있다.

특히 공단 내 적정진료추진단을 신설해 독감과 혈액검사, 특수의료장비 방사선 노출, 신경차단술,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 등 다양한 급여분석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억제하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담배회사와 진행 중인 소송은 지속할 예정이다.
정기석 이사장은 "국민 건강만을 생각하며 역사적 판결을 위해 끝까지 가겠다.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와 건강보험의 막대한 진료비 지출에도 불구하고 담배회사는 변호인단을 통해 유해물질을 제조하지 않는다, 중독성이 없다는 식의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상교수 출신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의정 갈등을 바라보는 심정은 무겁고 답답하다.
정기석 이사장은 "공직자로서 공개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 개인적으로 컨트롤타워가 있으면 갈등 해소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짧게 답했다.
지난 2023년 7월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정기석 이사장은 3년 임기 중 절반의 반환점을 돌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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