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세상

심평원 말 한마디 효과?…"24시간 한 달 근무 입원전담의 급구"

뉴스더보이스 2023. 7. 17. 07:35
  •  이창진 기자/  승인 2023.07.17 06:32

의료질평가 대비 단기채용 비상…복지부 "잘못된 해석, 평균치 적용"
병동 형태별 점수 차등화 오인…입원전담의들 허탈 "경영도구로 전락"

대학병원들이 24시간 전일근무 입원전담전문의 단기채용에 비상이 걸렸다. 

보건공공기관 직원의 말 한마디에 수 십 억원이 달려있는 의료질평가 가산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한 병원들의 무모한 경쟁이라는 시각이다.

대학병원들이 24시간 종일 근무 입원전담의 구하기에 비상이 걸렸다.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입원전담전문의(이하 입원전담의) 의료질평가 지표 해석을 오인하면서 24시간 전일 근무 입원전담의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찌된 일일까.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2023년~2024년 의료질평가 지표 안내'를 통해 2024년 평가에 환자안전 영역 입원전담의 지표 신설을 공지했다.

입원전담의 항목은 총 6점(병상 당 전담전문의 인원+병동 운영 형태)으로 병동 운영 형태별 가중치를 부였다.

주 5일형 주간 근무 1형은 1점, 주 7일형 주간 근무 2형은 2점 그리고 주 7일형 24시간 근무 3형은 3점이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은 등급에 따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선택진료 제도 폐지의 보상책으로 마련된 의료질평가지원금은 7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된다. 보건의료정책실 행정부서인 보건의료정책과에서 담당하는 유일한 수가.

■"심평원 직원, 입원전담의 3형 한 달 운영해도 3점 부여" 답변 급속도 확산

오해의 발단은 의료질평가 3점을 부여한 3형에 대한 보건기관 답변이었다.

대학병원 내부에서 "의료질평가 실무를 담당하는 심사평가원 직원이 입원전담의 3형을 1개월만 유지하면 3점을 받을 수 있다고 구두로 답변했다"는 말이 회자되면서 다른 병원으로 확산됐다.

올해 3월말 현재 입원전담의 병동 운영 유형별 현황.

의료질평가 1점이 아쉬운 해당 병원들은 24시간, 주 7일 근무 입원전담의를 단기간 운영해도 의료질평가 등급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해 3월말 현재, 입원전담의 수는 384명이고 운영기관은 69개소이다.

문제가 된 입원전담의 운영 형태는 1형이 전체 74%(143병동)로 가장 많고 2형은 17%(33병동)이고 3형은 9%(18병동)에 불과하다.

입원전담의 낮은 수가와 젊은 의사들의 워라벨 속에서 밤샘을 포함한 종일 근무 운영 병동이 일부인 것은 당연하다.

대학병원 경영진은 24시간 입원전담의 병동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현재 근무 중인 입원전담의 일부는 24시간, 전일 근무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과 3형 단기 근무 전문의 신규 채용 등이다.

■24시간 종일근무 9% 불과, 대학병원 의료질평가 높은 등급 위한 무모한 '경쟁'

입원전담 진료교수는 "심평원 직원 말 한마디에 대학병원이 들썩이고 있다. 24시간 형태로 한 달만 근무해달라는 경영진 권유 사례가 여러 병원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이 병원에 미치는 영향은 알고 있지만 경영 도구로 전락한 입원전담의 신세가 허망하다"고 말했다.

2024년 신설된 의료질평가에서 입원전담의 평가지표.

복지부는 잘못된 인식을 조속히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담당 공무원은 "심평원 직원이 어떤 답변을 했는지 모르지만 병원들이 확대 해석을 한 것 같다. 근무 형태별 한 달만 근무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지적하고 "1~4분기별 운영 형태를 평균 적용해 점수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도 의료질평가에 첫 적용하는 입원전담의 평가지표를 두고 혼란이 야기될 것 같다. 평가지표를 좀 더 들여다보고 운영 행태별 점수 부여 세부방안을 검토해 보겠다. 병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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