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세상

"다발성경화증, 고효능약제 써야하는 이유? '재정'과 '환자'!

뉴스더보이스 2024. 6. 19. 07:14
  •  문윤희 기자/  승인 2024.06.19 06:00

"재발 방지 넘어 발병 초기 진행 억제해야 '사회적 비용' 줄어"
로슈, 재발형·일차 진행형치료제 오크레부스 급여 진입 시동
김호진 교수 "장애 축적 방지,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김호진 국립암센터 신경과 교수(대한신경면역학회 회장)

다발성경화증치료제 신약 오크레부스(성분 오크렐리주맙)가 국내 허가 당국의 문턱을 넘고 급여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해당 약제를 비롯한 고효능약제의 신속한 투여가 사회적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의료진의 견해가 나와 주목된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만성 신경계 질환으로 신경을 둘러싸는 수초가 손상돼 뇌부터 신체 여러 부분에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한번 발현되면 지속적인 재발을 경험하게 되는데, 문제는 재발이 될수록 신경부위 손상이 심해져 신체기능이 저하돼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된다.

글로벌시장을 비롯해 국내에서도 근래까지 다발성경화증 치료 전략은 중등도 효능 약물로 치료를 먼저 시작하는 치료전략을 실행해 왔으나 최근 10년 사이 오크레부스를 비롯한 B세포 표적 단클론항체와 CAR-T치료제 등이 등장하며 치료 성적이 좋은 고효능약제(High-Efficacy Disease Modifying Therapies)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고효능 약제는 초기 사용시 재발율과 장애 진행을 방지해 장기적으로는 사회 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질환에 다른 신체 손상이 적어져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로슈 오크레부스 허가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호진 국립암센터 신경과 교수(대한신경면역학회 회장)는 “다발성경화증은 완치 치료법이 없는 만큼 단순 재발 방지를 넘어 발병 초기부터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고효능약제로 치료를 시작하는 중요하다”며 “최근 오크레부스 등 고효능 약제의 조기 사용이 다발성경화증의 진행을 유의하게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돼 다발성경화증 치료는 효과적인 치료제를 처음부터 사용하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에서 진행한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 환자 치료 결과 분석에서 중등도 효능 약물로 치료를 시작한 경우 치료 기간 16개월(중앙값) 동안 환자의 절반 이상(51%, n=48/95)에서 재발, 새로운 병변, 장애 진행 등의 질환 활성을 보인 반면, 고효능 약물로 치료를 시작한 경우 치료 기간 34개월(중앙값) 동안 환자 전체(100%, n=9/9)가 질병무활성근거(NEDA)를 유지하며 질환 활성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과거 치료 전략은 재발 빈도를 낮추는 것에 초점을 맞췄으나 최근에는 재발과 상관없이 진행돼 장애를 악화시키는 것을 막는데 치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면서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장애 축적은 삶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증가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젊은 환자일수록 초기부터 질환 활성도가 높은 경향을 보여 고효능치료제 사용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크레부스는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MS) 환자를 대상으로 한 OPERA I&II 허가 임상 연구에서 대조군 대비 연간 재발률(ARR, Annualized Relapse Rate)을 절반 가까이 감소 시켰다(46% 및 47% 감소, p<0.0001 및 p<0.0001). 두 연구의 통합분석 결과, 12주 동안 대조군 대비 장애의 진행(CDP, Confirmed Disability Progression) 위험을 40% 감소시켰으며(p=0.0006), 질병무활성근거(NEDA) 달성 환자 비율을 75% 개선시켰다(p<0.001).

특히 해당 연구의 오픈라벨 연장 연구 결과, 오크레부스로 10년간 지속 치료받은 재발형 다발성경화증 환자 중 77%는 장애의 축적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92%는 보행 보조 기구의 도움없이 독립적인 보행이 가능했다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PPMS) 환자를 대상으로 한 ORATORIO 허가 임상에서는 12주 동안 대조군 대비 장애의 진행(CDP) 위험을 24% 감소시켰다(30.2% vs. 34.0%, p=0.0321).해당 연구의 오픈라벨 연장 연구 결과, 투여 10년차 시점에 환자 36%가 장애의 축적을 경험하지 않았으며, 80%가 보행 보조 기구의 도움없이 보행이 가능했다.

김 교수는 “오크레부스는 다수의 글로벌 임상 연구를 통해 재발형 및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 환자에서 유의미한 질환 활성 억제 효과를 보이면서 환자들의 연간 재발률 및 장애 진행 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다”면서 “특히 오크레부스는 질병 진행 억제가 10년까지 유지되면서 환자들의 장애의 축적을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오크레부스는 2020년도에 유럽에서 초기환자에 사용돼 왔다”면서 “고효능 약제의 1차 사용은 2차 이상 사용되는 약제 대비 임상적 효과 개선 뿐만 아니라 총 의료비용도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처럼 고효능약제는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 뿐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 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약제”라고 강조하면서 “좋은 치료제가 나온 만큼 숨어있던 환자들도 나와 치료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다발성경화증 환자는 2647명으로 이 중 여성환자 수가 1729명으로 전체의 65% 이상을 차지했다. 또 20~40대 연령층 비율이 전체환자의 62%를 차지해 사회생활을 활발히 하는 젊은 연령대 환자에서 높은 유병율이 확인됐다.

다발성경화증은 재발형과 진행형으로 크게 나뉘며 이 중 재발 완화형은 전체 다발성경화증의 8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증상 악화와 완화가 반복되고 재발 시기 예측이 어려운 특징이 있다.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의 비중은 약 10~15%대를 보이고 있다.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은 발병부트 증상 재발과 완화의 반복없이 점진적으로 질환이 진행돼 모든 유형의 다발성경화증 중 가장 높은 장애 발생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다발성경화증 치료에는 급성의 경우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왔으며 증상 호전이 없을 경우 혈장교환술을 시행해 왔다.

장기적인 질환 조절 치료제로는 베타 인터페론, 글라티라머아세테이트, 테리플루노마이드, 티메틸푸마르산염, 핀골리모드 등 경구 약제와 나탈리주맙, 알렘투주맙 등이 사용돼 왔다.

오크레부스는 재발성 다발성경화증과 일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에 사용되는 치료제로 연 2회 투여 주사제다. 지난 5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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