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세상

‘있던 약’, 코로나19 치료제로 ‘빛’ 못 본 이유는?

뉴스더보이스 2021. 10. 7. 08:45

문윤희 기자/ 승인 2021.10.07 06:51

환자 증상별 적용 약물 다른 ‘코로나19 특성’ 파악 못한 임상디자인 설계
“약물 효과 극대화 할 수 있는 임상 디자인 중요“

코로나19 발생 후 팬데믹 종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약물재창출’이 백신과 항체치료제 보다 미진한 성과를 보인 이유가 코로나19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임상디자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는 환자의 증상 단계별로 약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지점’이 다른데 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임상디자인을 설계했다는 것.

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Osong BioExcellence & BioSymposium’에서 김승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박사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과’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할 때에는 경증과 중증의 경우로 나눠 접근을 해야 하며 중증의 경우 증상 단계별로 접근해야 하는 약물이 다르다”면서 “각각의 환자가 어느 스테이지에 있는지를 봐서 약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지점을 보고 임상을 설계해야 하는데, 약물재창출의 경우 그 지점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넓은 범위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디자인을 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임상 종료 시)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안 나올 수 있는 결과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승택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중증의 경우 초기 단계에는 항바이러스 약제가, 2기에는 덱사메타손과 같은 스테로이드가 효과를 보인다.

김 박사는 “코로나19 발생 시 많은 연구소와 회사들이 약물재창출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신약개발을 거쳤던 약제들은 안전성을 입증하고 프로파일을 잘 갖췄다는 장점이 있어 다수의 회사들이 여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항바이러스 활성을 검증할 수 있다면 3상 연구로 바로 갈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유효성을 증명해 긴급사용 승인까지 받은 약제가 대표적으로 렘데시비르”라면서 “최근 MSD가 개발 중인 몰누피라비르 역시 에모리대학에서 개발된 약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렘데시비르와 몰누피라비르는 약물 기전이 비슷하고 렘데시비르는 주사제, 몰누피라비르는 경구제라는 차이점이 있다”면서 “약제 효과에서도 렘데시비르는 중증의 단계에서, 몰누피라비르는 경증에서 중증으로 가는 단계에서 효과를 보이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또 “화이자에서 연구 중인 경구용 치료제 역시 2002년 사스 발생 당시 개발 중이었던 약물 중 하나”라면서 “사스의 빠른 종식으로 약물 개발이 중단됐으나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사스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판단 하에 연구를 시작한 케이스”라고 소개했다.

김승택 교수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국내에서는)임상 3상 디자인을 통해 약물 효과 극대화할 수 있는 디자인이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면서 “결과적으로 약물재창출은 약물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임상 디자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코로나19가 던져준 희망, ‘제약바이오 성장 기회‘

김 교수의 발표 직후 좌장을 맡은 허재두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코로나19가 역설적이게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의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면서 “정부에서도 제약바이오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강해 코로나시대에 바이오를 연구하는 벤처나 회사들의 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전체 R&D 예산이 100조인데 이는 글로벌로 보면 6위 수준이며 GDP 대비로 따지면 세계 1위”라면서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는 이 때가 바이오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허 박사는 “코로나19가 모든 인류에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지만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 성장에는 큰 기회를 준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국가 먹거리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도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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