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세상

건기식 섭취, 의료비 절감에 도움?..."미섭취자보다 의료비 더 써"

뉴스더보이스 2024. 4. 22. 07:04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4.04.22 06:26

권혜영·오수현 교수, 연구결과 보건행정학회지 3월호에 발표
제2기 한국의료패널 자료 활용 분석

건강기능식품의 질병예방과 치료 등에 효과가 있을까. 건기식을 둘러싼 효과 논쟁은 끊이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세계 시장규모는 2022년 기준 약 1698억 달러(약 200조원) 규모로 성장 중이며, 국내 시장 또한 2021년 기준 5조3천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약 20% 커지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효과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건기식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이런 추세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논쟁도 있다. 건기식 섭취가 의료비 절감에 도움을 주는 지 여부인데, 국내 연구진이 최근 흥미로운 결과를 내놔 주목된다. 건기식 섭취자는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건강관리를 위해 취하는 건강증진 행위의 일환이며, 건기식 섭취자가 미섭취자보다 의료비를 더 쓴다는 게 골자다.

권혜영 목원대 보건의료관리학과 교수와 오수현 동국대 통계학과 교수는 보건행정학회지 3월호에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섭취에 따른 의료비 지출 비교분석'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식약처 의뢰 연구결과물을 보완하고 추가 분석한 논문이다.

21일 논문을 보면, 연구진은 2019~2020년 제2기 한국의료패널 자료에서 2년간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한 군과 섭취하지 않은 군을 확인하고, 이들의 일반적 특성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 성향점수매칭기법을 통해 1:1 매칭 데이터를 추출해 두 군의 연간 총 의료비를 비교했다. 또 의료비 지출에 대한 건기식 섭취 여부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다변량 회귀분석(Proc Surveyreg)을 실시했다.

분석결과, 건기식을 2년간 섭취한 가구(1134가구)는 2020년 기준 연간 평균 약 172만원의 의료비를, 같은 기간 건기식을 섭취하지 않은 가구(1134가구)는 평균 약 143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집단 간 연간 총 의료비 지출에 유의한 차이가 확인된 것이다.

또 다변량 회귀분석 결과에서는 섭취군이 미섭취군에 비해 약 26.15% 더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결과는 건기식 섭취가 의료비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연구결과와 미미한 질병 예방효과 
에 비해 높은 구매비용으로 건기식 섭취는 순편익을 발생시키지 못한다는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 기존 연구 간의 논란 속에서 건기식을 섭취하는 것이 의료비 절감보다는 의료비 지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제시함으로써 건기식 섭취가 질병 예방이라는 의학적 접근의 대상이 아니라 건강증진의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준 함의를 지닌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고 건강관리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건기식을 구매하는 것뿐 아니라 의료서비스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이를 통해 의료비를 더 많이 지출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다만 ▲한국의료패널 자료에서 건기식 섭취 및 의료비 지출에 대한 자료는 가구조사에 포함돼 있어서 해당 결과를 개인단위로 해석하는 것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점 ▲같은 맥락에서 가구의 의료비 지출에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모두 포함할 수 없어서 이로 인한 누락변수편의(omitted variable bias)의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해석에서 주의가 필요한 점 ▲2개년의 비교적 짧은 자료를 대상으로 분석해 건기식  섭취와 의료비 지출 행태에서의 장기적 영향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점 등은 이번 연구의 한계점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건기식 섭취와 의료비 지출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으면서 대표성 있는 2차 자료인 한국의료패널 자료를 활용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 의의를 지닌다"고 했다. 

또 "패널자료의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결과에서는 건기식 섭취가 높은 의료비 지출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본 연구결과의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한계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건기식의 장기적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코호트 자료를 구축하고 개인단위의 의료비 지출과 건기식 섭취와의 인과성을 확인하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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