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세상

흔들리는 신포괄수가 자진반납 속출 "정책수가 지속성 불투명"

뉴스더보이스 2024. 6. 3. 07:18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4.06.03 06:14

참여병원 98곳→94개 감소, 김포우리·양지병원·나은병원 시범사업 '철회'
행위별수가로 회귀, 수술·전문의 보상책 작용…"다수 병원 반납 여부 고심"

정책가산을 무기로 종합병원 지불제도 한축인 신포괄수가 시범사업 참여 병원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신포괄수가를 선도한 일부 병원이 시범사업 참여를 반납하고 기존 행위별수가로 환승한 것이다.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올해 1월 기준 보건복지부 신포괄수가 시범사업 참여병원이 98개소에서 94개소로 감소했다.

복지부 신포괄수가 시범사업 참여병원의 지정 반납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은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과 입원환자 확대 적용 모형 타당성 검증을 위해 2009년 4월부터 공단일산병원을 시작으로 종합병원 대상 현재까지 확대 시행 중이다.

신포괄수가 요양급여 비용은 포괄수가와 비포괄수가 그리고 가산수가(정책수가) 합으로 결정된다.

입원환자는 수술과 처치 등 비급여가 포함된 신포괄수가 본인부담 비용도 지불하면 된다.

종합병원들이 신포괄수가에 참여한 이유는 가산수가이다.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의료행위와 치료재료, 약제, 원가 자료 그리고 의사와 간호사, 직원 인건비 및 비급여 자료까지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에 제출해야 한다.

엄격한 성과평가를 거쳐 최대 35% 정책수가를 입원환자별 의료행위에 가산하는 방식이다.

■신포괄 초기 최대 35% 정책수가 관심 고조…시행 6년 지정 반납 병원 '속출' 

시범사업 초기 행위별수가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가가산 메리트로 종합병원 참여가 줄을 이었다.
 
병원들은 엄격한 통제와 자료제출 불구 정책수가 높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비급여와 함께 의료진과 직원 인건비를 포함한 자료제출에 적극 협조했다.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은 비급여를 포함해 의료진과 직원 인건비 등 자료제출을 통해 최대 35% 정책수가를 받을 수 있다.

복지부가 시범사업 참여기관 수를 제한할 정도로 병원계 핫 아이템으로 평가받았다.

그렇다면 시범사업 자진반납 병원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존 98개소 중 서울백병원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나은병원, 김포우리병원이 시범사업 참여를 반납했다.

폐업으로 자동 반납된 서울백병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소는 종합병원 중 해당 지역 강호병원으로 평가받는 기관이다.

병원계 내부에서는 이들 병원 외에도 수도권 모 대학병원을 포함해 참여 병원들의 시범사업 철회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포괄수가 정책가산 꿀물에 경보음이 울린 것일까. 아니면 더 큰 꿀단지를 찾은 것일까.

시범사업을 반납한 병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비급여와 인건비 자료제출 등 병원 경영을 유리지갑으로 만들어 받은 정책수가는 대략 20~25% 수준이다. 복지부가 제시한 최대 35% 정책수가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

■필수의료 보상책 시그널, 신포괄 메리트 상쇄 "행위별수가로 방향키 선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위별수가로 복귀하는 병원이 속출하는 것은 왜일까.

보건의료 정책 변화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복지부는 전공의 집단사직과 무관하게 필수의료 강화 방안으로 중증질환과 전문의 보상 등 수가개편을 예고한 상태이다.

필수지역의료 정책패키지와 의료개혁으로 포장된 의료기관 정책 방향이 수술과 처치 수가개선, 심뇌혈관 네트워크 시범사업 등 전문의 중심 보상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

대학병원과 달리 전공의 의존도가 낮은 민간 종합병원은 급변화하는 의료정책과 수가 조정을 의식해 신포괄수가에서 행위별수가로 방향키를 선회한 셈이다.

이미 예고된 정책수가를 포괄수가로 녹이겠다는 복지부 방침이 신포괄수가 메리트와 지속가능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내재되어 있다.

신포괄수가 참여병원 보직자는 "김포우리병원을 시작으로 지역 강호병원들이 시범사업을 철회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도 반납 의사를 전달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중증질환, 전문의 중심 보상강화 등 달라질 의료정책에 병원들이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병원 경영진은 "아직 정책가산이라는 신포괄수가 메리트가 있으나 얼마나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 시범사업 초기 선두병원들이 지정을 반납한 것은 이미 경영수지 시뮬레이션을 마쳤다는 의미이다. 상당 수 병원들이 신포괄수가 철회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현재 신포괄수가 참여병원 94개소 중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공단일산병원, 보라매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울산대병원과 삼성창원병원은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시절 시범사업에 참여해 지정이 자동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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