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진 기자/ 승인 2024.11.08 06:55
인턴·레지던트 정원 책정 시간 끌기…수련병원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어쩌나.."
매년 12월초 실시된 내년도 전공의 모집 전형일정 진행이 불투명해지고 있어 의료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례적인 전공의 모집 공고가 한 달도 안남은 상황에서 내년도 전공의 정원 배정이 미뤄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오후 병원협회에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대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가 주목받은 이유는 내년도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 모집정원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정원 비율 조정 등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수련병원별 수련환경평가 결과만 안건으로 상정했다.
2023년도 전공의 수련교육 관련 평가지표를 토대로 올해 실시한 230여개 수련병원별 현장조사와 서면조사 결과를 전달한 것이다.
참석 위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통상적으로 11월 대면회의에서 다음년도 전공의 모집 인원과 전형일정을 확정해왔다.
참고로, 2024년 레지던트 1년차 모집정원은 3464명으로 전기모집 원서접수는 2023년 12월 4~6일, 후기모집 원서접수는 12월 27~28일 등의 전형일정을 진행했다. 2024년 인턴 모집정원은 3258명으로 전기모집 원서접수는 2024년 1월 24~26일, 후기모집 원서접수는 2월 1~2일 등으로 이뤄졌다.
이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대면회의 시점에서 2025년도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 모집정원과 전형일정 확정, 공고까지 한 달 남짓 남은 셈이다.
복지부는 참석 위원들의 문제 제기에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교육평가위원회 논의를 거쳐 11월말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대면회의에서 2025년도 전공의 정원 책정과 모집일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왜 이런 방침을 결정했까.
윤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대생 집단휴학이 장기화되면서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 지원할 젊은 의사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인턴과 레지던트 1년차 통상적 모집정원인 3200~3400명을 공고해도 실제 지원율은 10% 미만인 최악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능일(11월 14일)을 거쳐 대학별 의과대학 등 합격자 발표가 이어지면 의대 증원 논란은 사러질 수 있다는 포섭이 깔려있을지 모른다.
수련병원은 답답한 심정이다.
대학병원 임상교수는 "내년도 전공의 모집공고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11월말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다는 복지부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의료사태를 감안하더라도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들과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최적방안을 도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러다 내년 1월 인턴 모집 시기로 레지던트 모집 일정을 연기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수련병원 병원장은 "아무리 변수가 많더라도 수련병원이 전공의 모집을 위해 준비할 시간은 줘야 한다. 병원별 정원을 전형일정 공지를 앞두고 초치기로 통보하고 수련병원이 알아서 모집하라는 형태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 시 활용한 전공의 탄력정원을 십분 활용해 수련병원별, 진료과별 인턴과 레지던트 지원을 최대화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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