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세상

입원전담의 증가 불편한 진실 "망가진 의료체계, 불가피한 선택"

뉴스더보이스 2025. 2. 10. 07:17
  •  이창진 기자/  승인 2025.02.10 06:06

24년 12말 기준, 361명→375명 증가…주간 근무형 '급증', 24시간 근무형 '급감'
상급병원 41곳만 참여, 내과·소청과 대거 늘어 "경영진 의료사태 지탱 고육지책"

중증 입원환자를 전담하는 입원전담전문의 인원이 운영 병원 답보 상태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증가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증가의 이면에는 전공의 집단사직 장기화와 임상 교수 당직 피로감 등 망가진 의료생태계 현주소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뉴스더보이스]는 2024년 12월말 현재 국내 입원전담전문의 현황 자료를 입수해 분석했다.

뉴스더보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4년말 기준 입원전담의 인원이 석달 전 비해 361명에서 375명으로 증가했다.

이 자료는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연구회(회장 정윤빈)가 정보공개청구 절차에 따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데이터이다.

전체 현황을 살펴보면, 석 달 전 2024년 9월 대비 운영 기관수는 70개소(상급종합병원 41개소, 종합병원 29개소)로 변함이 없고 전체 병동 수는 210병동에서 211병동으로 1개 늘었다.

핵심인 입원전담전문의 인원은 361명에서 375명으로 14명 급증했다.

지난 2023년 9월말 312명에서 12월말 326명, 2024년 3월말 346명, 6월말 359명, 9월말 361명, 12월말 375명 등 지속적인 증가세는 대학병원과 입원전담전문의 생태계의 치열한 생존 몸부림으로 보여진다.

특이점은 서울 지역 입원전담전문의 증가이다. 서울 지역은 267명에서 279명으로 12명 대폭 증가했고, 서울 외 지역은 94명에서 96명으로 2명 증가에 그쳤다.

입원전담전문의 종별, 지역별, 진료유형별 현황.

한발 더 나아가 입원전담전문의 진료유형을 들여다보면 채용을 늘린 병원 내부 상황을 이해하는 단초가 된다.

복지부 입원전담전문의 수가체계에 입각해 병동 진료형태는 1형(주 5일 주간 근무), 2형(주 7일 주간 근무), 3형(주 7일 24시간 근무) 등 3개 유형으로 운영 중이다.

1형은 206병동에서 221병동으로 그리고 2형은 75병동에서 81병동으로 모두 증가한 반면, 3형은 80병동에서 73병동으로 급감했다.

다시 말해, 주 5일과 주 7일 주간근무 방식인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은 대거 늘렸고, 주 7일 24시간 병동 근무형태는 대폭 줄인 것이다.

병원들이 입원전담전문의 근무 유형 패턴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종별, 지역별 입원전담의 운영 기관 수.

현재 대학병원은 전공의 부재 속 임상교수들이 외래와 수술, 연구와 교육 그리고 병동 당직을 충당하고 있다. 

임상교수들의 지속된 번 아웃이 개원가와 중소병원 이직 등 기현상을 촉발했다는 것은 의료현장의 불편한 진실이다..

결국, 병동 당직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을 늘리고 24시간 근무 대신 주간 근무로 병동 유형을 대거 전환하면서 대학병원 진료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입원전담전문의 내과계 증가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내과 입원전담전문의는 24년 9월말 128명에서 12월말 132명으로 늘었고, 소아청소년과는 같은 기간 67명에서 75명으로 두드러진 증가를 보였다. 외과는 62명에서 63명으로, 산부인과는 8명에서 9명으로 각 1명 증가에 그쳤다.

24년 12월말 기준 입원전담전문의 진료과별 전문의 변화 상황.

심장혈관흉부외과는 같은 기간 4명에서 3명으로 1명 감소했다. 신경과 18명, 신경외과 2명, 비뇨의학과 2명, 정형외과 5명, 응급의학과 6명 등은 변화가 없었다.

입원전담전문의 증가는 대학병원 경영진의 애정 어린 관심일까, 불가피한 선택일까.

대학병원 입원전담 진료교수는 "대학병원 경영진이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애정이 살아났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현 의정 사태 이후 입원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이 입원전담전문의 밖에 없다고 받아들이는 것 같다. 실제로 의료사태에서 큰 타격을 입은 서울권에서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복지부는 25년도 의료질평가 기준에서 입원전담전문의 평가지표를 삭제했다. 인건비 증가로 채용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 대학병원 건의를 일정부분 수용한 조치이다.

미국 의료체계 한 축인 호스피탈리스트를 벤치마킹한 한국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시범사업과 본사업 등 10년간의 운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리 잡지 못하는 불편한 현실을 복지부는 여전히 제도개선 검토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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